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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 그가 세운 벽

그가 세운 벽

서울 북쪽의 좁은 골목 한가운데,
작고 아담한 3층짜리 하숙집이 있었다.
화려하진 않지만 단정하고 따뜻한 곳.
2층은 두 개의 방으로 나뉘어 있었고,
하나는 안과 미미의 방, 다른 하나는 루언과 빈의 방이었다.

2층 발코니에서는 낮은 주택들이 줄지어 있는 풍경이 내려다보였다.
그리 특별한 건 없었지만,
안에게는 모든 것이 새로웠다.

그녀는 캐리어를 방 구석에 내려두었다.
미미는 이미 가방을 침대에 던지고 드러누운 상태.
노란 조명의 방,
막 세탁된 이불의 부드러운 향기가 감돌았다.

옆방에서 루언이 문을 두드렸고,
빈이 따라오며 전날 출력해온 촬영 스케줄표를 들고 있었다.

"내일 마포에서 촬영 있어.
오늘 아침 갔던 회사야.
카메라 테스트용으로 간단한 백스테이지 씬 찍는대."
첫 촬영 인물은 HN9 그룹의 메인 스타일리스트, 한소라였다.

미미는 핸드폰을 보며 말했다.
"이 언니, 되게 까다롭다던데.
예전에 질문 하나 잘못 받았다고 팀 전체 촬영 취소시켰대."

안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살짝 끄덕였다.

밤은 빠르게 깊어졌다.
늦가을의 찬 바람이 그녀에게 얇은 겉옷을 더하게 했다.
미미는 잠들었고,
하숙집은 고요했다.
오직 안의 마음을 두드리는 건, 창밖에서 들려오는 바람 소리뿐.
그녀는 쉽게 잠들 수 없을 것 같았다.

다음 날 아침.
안은 일찍 일어났다.
하늘은 아직 밝지 않았다.

그녀는 2층 복도에 서서
난간에 기대어,
맞은편 집을 바라보고 있었다.
줄지어 닫혀 있는 창문들.

그 순간,
가운데 문이 열렸다.
주단이 나왔다.
모자를 쓰고,
검은 커피 컵을 들고 있었다.
점퍼를 입고 스니커즈를 신은 채
급하지 않게, 천천히 길로 내려갔다.

안은 깜짝 놀라 입을 벌린 채
재빨리 바닥에 주저앉았다.
'세상에... 이게 뭐야? 무슨 우연이 이렇게까지...?'

촬영장은 스튜디오 지하에 있었다.
조명이 부드럽고,
카메라 테스트를 하기엔 적당한 크기의 공간.
소라는 이미 도착해 있었다.
연한 화장, 검은 점퍼,
표정 없는 눈빛.

카메라가 그녀를 향해 돌아가려 하자
소라는 당황한 듯 손을 들었다.
"죄송합니다. 촬영 못 하겠어요.
저... 무리예요."

주단과 프로듀서가 뒤에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눈을 찌푸리며 조용히 속삭였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

미미가 뭔가 말하려는 순간,
안이 먼저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소라를 따라 복도로 나갔다.
비상구 앞.
카메라도, 질문도 없이.
그저 – 대화를 나누기 위해.

"저, 사실 메이크업 일 한 지 2년 됐어요.
근데 가족한테는 아직도 공무원이라고 거짓말하고 있어요.
이 일이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말할 용기가 없어서요.
엄마한테 말해야지 말해야지 하다가
매번 망설이기만 했어요.
이번 촬영은... 죄송하지만 못 할 것 같아요."

소라는 조용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눈이 조금 커졌지만,
경계심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안은 멈추지 않았다.

"누구나 자기 길을 잘못 선택했다고 말할 용기를 가진 건 아니에요.
사실 잘못이 아닐 수도 있어요.
그저... 다른 사람들이 기대한 모습과 다르게 살고 있을 뿐이죠."

"어떤 직업이든
존중받아야 하고,
자랑스러워해도 돼요.
그 증거가 바로 이 프로그램이에요.
지금 언니가 만드는 이 콘텐츠가요."

소라는 아무 말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침묵이 항상 답은 아니에요.
이젠 더 많이 표현해야 해요.
엄마에게 보여주세요 –
이 일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내가 여기서 뭘 이루었는지."

"명예나 권력 말고요.
두 손으로 만들어낸 작품들.
그게 곧 자부심이에요."

"이번 촬영을
당당하게 말 못 한 감정을
작게라도 전하는 계기로 삼아요.
이 프로그램이
그 다리가 되어줄 거예요.
더는 두려워하지 말아요."

잠시 후,
안은 소라와 함께 촬영장으로 돌아왔다.
소라는 전보다 훨씬 밝은 얼굴이었다.
카메라가 돌아가고,
모두가 그녀의 이야기 속으로 집중해 들어갔다.

그 순간,
주단의 눈빛이 조용히 변했다.
그는 조용히 팀 전체를 바라보고 있었다.

촬영이 끝난 후,
모두 3층 식당으로 향했다.
식당은 옥상 옆에 위치해 있었고,
연한 나무색 테이블과 의자,
유리창 너머로 쏟아지는 햇살이 공간을 한층 부드럽게 만들었다.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조를 지어 자리를 잡았다.
안은 미미, 루언, 빈과 함께 구석 테이블에 앉았다.
식판엔 미역국과 불고기가 나왔다.
아침보다 분위기는 한결 편해졌고,
다들 밥을 먹으며 다음날 촬영 일정을 다시 확인하고 있었다.

안은 천천히 식사를 하며,
가끔 단톡방에 올라온 스케줄을 확인하고 있었다.
두 번째 인터뷰 대상자 이름을 읽고 있던 찰나,
뒤쪽 테이블에서 킥킥거리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한국 회사 직원 세 명이
의도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며 농담을 나누고 있었다.

"주단 말이야?
얼마나 많은 여자가 들이댔는데도 다 실패했대.
몇 달 동안 꼬셔도 반응 없대.
진짜 게이 아냐?"

"잘생겼는데 이상해.
여자랑은 절대 같이 안 다니고,
쳐다보지도 않고,
접촉하면 바로 움찔한다던데.
감독 의자랑만 연애하나 봐. ㅋㅋ"

"항상 혼자잖아.
그러니 늙어 죽을 때까지 혼자 살겠지 뭐.
아니면 덩치 큰 남자랑... 키득."

웃음소리가 터졌고,
수저가 식판에 부딪히는 소리가 뚜렷하게 들렸다.
한 명은 주단이 헤드셋을 고치는 동작을 흉내 냈고,
테이블은 더 큰 웃음으로 터졌다.

안은 젓가락을 움켜쥐었다.
그들이 주단을 언급해서가 아니었다.
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가볍게 소비하며 웃어넘기는 그 방식 때문이었다.

자기와 다르다는 이유로
비웃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는 태도.

잠시 후,
안은 벌떡 일어났다.

의자가 밀리며 크게 소리를 냈고,
순간 식당 안은 정적에 휩싸였다.

뒤쪽 테이블도 조용해졌다.
세 명의 직원이 놀란 얼굴로 안을 바라봤다.
한 명이 뭔가 말하려다
안의 눈빛에 입을 닫았다.

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그들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말없이 돌아서서
식당 문을 향해 걸어갔다.
문이 열리는 순간,
찬바람이 스며들었고,
방금 전의 웃음소리마저 함께 사라졌다.

오른쪽 복도.
주단이 벽에 기대 서 있었다.
손은 점퍼 주머니에,
눈은 창밖을 보고 있었다.
움직이지도 않았고,
지금 막 온 사람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안은 걸음을 멈췄다.
그녀는 알았다 –
그가 다 들었다는 것을.

그녀는 잠시 말없이 서 있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가 상처받았을까 걱정도 됐고,
위로할 자격도 없다고 느꼈다.
그 눈빛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다.

결국,
그녀는 고개만 조용히 끄덕이고
조용히 자리를 떴다.

그 순간,
주단은 바닥만 바라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오후 6시 무렵.
안은 지하층으로 내려갔다.
며칠 전 요청했던 장비 사용 스케줄 문서를 찾기 위해서였다.
보관실은 복도 뒤편에 있었다.

그녀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불을 켜기도 전에,
복도에서 들어오는 희미한 빛 사이로
누군가가 보였다.

철제 선반에 등을 기대고,
바닥에 주저앉은 한 사람.
손은 옷자락을 움켜쥔 채,
어깨는 웅크려져 있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벽을 뚫고 숨을 쉬려는 사람처럼.

주단이었다.

안은 순간 굳어졌다.
놀라서가 아니라,
그의 모습이 너무... 달랐기 때문이다.

이마엔 땀이 맺혀 있었고,
호흡은 짧고 빠르며,
눈은 어떤 지점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었다.
한 손은 떨렸고,
다른 손은 옆에 있는 가방 끈을 꼭 쥔 채
자기 자신을 붙잡고 있는 듯했다.

안은 자신이 뭘 보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지만,
본능적으로 다가가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조용히 말했다.

"주단..."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고개를 저었다.
그녀의 존재도,
자기 자신도 부정하려는 듯이.

그리고 그 순간,
안은 확실히 알았다.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오갔던
그 모든 조롱은 –
그가 오랫동안 꾹꾹 눌러 숨기고 있는
가장 깊은 곳에는
결코 닿지 못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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